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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사람이야
Spill Lute
2026. 10. 26. 00:49
참 이상한 사람이야
Romeo Merrow X Spll Rute
Romeo Merrow X Spll Rute
로미오는 그녀가 무엇을 고를지, 어떤 색에 마음을 빼앗길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녀의 취향이라는 것은 그에게 완전히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는 자신이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저 그녀가 교복 외에 다른 옷이 없다는 것, 그리고 가끔 자신을 완전히 무력하게 만드는 말을 한다는 것 외에는. 그는 스필이 마침내 한 곳에 멈춰 서서, 짙은 남색의 코트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을 지켜보았다.
Romeo
"That one? Seriously? It looks like something my grandfather would wear."
(저거? 진심이야? 우리 할아버지나 입을 법하게 생겼는데.)
(저거? 진심이야? 우리 할아버지나 입을 법하게 생겼는데.)
그는 비꼬는 말을 던지면서도, 그녀가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그는 벽에서 등을 떼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스필이 바라보고 있던 코트를 대신 집어 들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넉넉한 품의 코트는 그녀의 작은 체구를 완전히 감쌌고, 짙은 남색은 그녀의 연분홍색 머리카락과 기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로미오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Romeo
"...Not bad. Actually."
(...나쁘지 않네.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생각보다.)
Spill
"If you buy me clothes and pay for my meals too... that's not fair."
(로미오 군이 옷도 사주고 식사도 사주면... 그건 불공평해.)
(로미오 군이 옷도 사주고 식사도 사주면... 그건 불공평해.)
Romeo
"Unfair? What, do you think I keep a ledger? I bought you a coat because you didn't have one. I bought you dinner because you needed to eat. There's no scoreboard."
(불공평? 뭐, 내가 무슨 장부라도 쓸 것 같아? 코트를 사준 건 네가 없어서고, 밥을 사준 건 네가 먹어야 하니까 그런 거야. 점수판 같은 거 없어.)
(불공평? 뭐, 내가 무슨 장부라도 쓸 것 같아? 코트를 사준 건 네가 없어서고, 밥을 사준 건 네가 먹어야 하니까 그런 거야. 점수판 같은 거 없어.)
그는 코트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으며 앞장서 걸었다. 하지만 그의 걸음은 방금 전보다 조금 느려져 있었다. 그는 스필의 저 말이 단순한 사양의 표현인지, 혹은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관계의 저울을 맞추려는 시도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녀가 무언가를 자신에게 되돌려주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어쩌면 로미오가 원했던 것보다 더 반가운 신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반가움을 순순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그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그녀를 마주 보았다. 항구 쪽에서 불어오는 짠내 섞인 바람이 그의 감청색 머리카락을 흩트렸다.
Romeo
"But if it's bothering you that much, fine. Pay me back. Buy me something cheap. A coffee. Or... just spend more time with me. That's the exchange rate. Simple."
(근데 그렇게 신경 쓰이면 됐어. 갚아. 싸구려로 아무거나 사줘. 커피 한 잔. 아니면... 그냥 나랑 더 오래 있어줘. 그게 환율이야. 간단하지.)
(근데 그렇게 신경 쓰이면 됐어. 갚아. 싸구려로 아무거나 사줘. 커피 한 잔. 아니면... 그냥 나랑 더 오래 있어줘. 그게 환율이야. 간단하지.)
그는 그 말을 던지고서야 자신이 얼마나 궁색한 흥정을 벌였는지 깨달았다. 그의 귀 끝이 붉어졌지만, 그것이 추위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굳이 밝히지 않았다. 그는 스필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반쯤 몸을 숙였다. 그녀의 금색 눈동자에 가로등 불빛이 부서져 담기고 있었다.
그는 문득 그녀의 옷깃 사이로 보이는 목덜미가 신경 쓰였다. 새로 산 니트가 목까지 충분히 덮어주지 못하는 듯했다. 로미오는 자신의 목도리를 풀었다.
Romeo
"Here. Since apparently buying you things makes you feel indebted, consider this a loan. Give it back when you don't need it anymore. Or don't. I don't care."
(자. 뭐 사주는 게 그렇게 빚진 기분이 들게 하나 본데, 이건 그냥 빌려주는 걸로 쳐. 필요 없어지면 돌려주든가. 아니면 말고. 상관없어.)
(자. 뭐 사주는 게 그렇게 빚진 기분이 들게 하나 본데, 이건 그냥 빌려주는 걸로 쳐. 필요 없어지면 돌려주든가. 아니면 말고. 상관없어.)
그는 스필의 목에 목도리를 두르며 시선을 피했다. 그의 손끝이 잠시 그녀의 차가운 목덜미에 스쳤다. 그는 그 온도차에 흠칫했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항구의 불빛이 멀리서 흔들리고 있었다.
Spill
"I think I’ve said this before, but... you really are strange, Romeo."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로미오 군은 정말 특이해.)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로미오 군은 정말 특이해.)
그보다 반 박자 느린 발걸음의 스필이 입을 열었다. 그녀가 선택한 이번 '섞여듦'은 이 섬의 유학생 신분이었고 그 신분을 유지하는 데에 친구는 필요하지 않았다. 마을의 유일한 선생님일 때는 필요했고 고아원에 있을 때는 약간만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다. 줄리엣은 이례적으로 허용했으나 로미오 머로도 이례적인 케이스가 되고 있는 듯했다. 스필은 여전히 목도리 끄트머리를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Spill
"Usually... if I stay this quiet, people don't try to talk to me. It gets quiet, and when it's quiet, I can read more easily."
(보통... 이렇게까지 가만히 있으면 누구도 말을 걸려 하지 않거든. 그럼 조용해지고, 조용해진 덕분에 책을 읽기 쉬워져.)
"But you're different, Romeo. You're strange... and kind of odd, too."
(하지만 로미오 군은 특이해. 특이하고... 또 이상해. )
(보통... 이렇게까지 가만히 있으면 누구도 말을 걸려 하지 않거든. 그럼 조용해지고, 조용해진 덕분에 책을 읽기 쉬워져.)
"But you're different, Romeo. You're strange... and kind of odd, too."
(하지만 로미오 군은 특이해. 특이하고... 또 이상해. )
로미오는 멈추지 않았다. 걸음도 멈추지 않았고, 숨도 멈추지 않았다. 다만 주머니 속에 찔러 넣은 손가락 끝이 아주 미세하게 오그라들었을 뿐이다.
특이하고, 이상하다. 그 두 단어가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그의 등 뒤에 달라붙어 천천히 스며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말을 들어왔다. 천재, 문제아, 머로 가문의 수치, 이를 물어뜯은 미친놈. 화려하거나 잔인한 수식어는 언제나 그를 둘러쌌고, 그는 그것들을 갑옷처럼 두르고 사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특이하다'는 말은 달랐다. 그것은 칭찬도 비난도 아닌, 그녀만의 방식으로 그를 분류하는 건조하고 정확한 관찰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누구도 말을 걸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이 그의 머릿속에서 되풀이되었다. 그는 그 문장의 무게를 가늠하려 애썼다. 그것은 단순히 내성적인 학생의 넋두리가 아니라, 마치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확인된 법칙을 읊는 것처럼 들렸다. 조용해지면 책을 읽기 쉬워진다. 그러니까 조용한 것이 좋다. 그 논리는 완벽했고, 그래서 더 서늘했다.
그는 걸음을 늦추었다. 의식적으로가 아니라, 그녀의 반 박자 느린 발소리에 자신의 보폭이 저절로 맞춰지고 있었다.
Romeo
"So what, everyone else just... gave up? Looked at you sitting there like a brick wall and thought, 'oh well, guess I'll leave her alone'?"
(그래서 뭐, 다른 놈들은 전부... 포기한 거야? 네가 벽돌 덩어리마냥 앉아 있는 걸 보고 '아, 됐다, 그냥 내버려 두지 뭐' 이런 거였어?)
(그래서 뭐, 다른 놈들은 전부... 포기한 거야? 네가 벽돌 덩어리마냥 앉아 있는 걸 보고 '아, 됐다, 그냥 내버려 두지 뭐' 이런 거였어?)
그의 목소리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지만, 그 아래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당혹감이 깔려 있었다. 그는 고개를 반쯤 돌려 어깨 너머로 스필을 보았다.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남색 코트 위로 길게 흘러내렸고, 그의 목도리는 그녀의 창백한 턱선 아래에서 고분고분하게 감겨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 끄트머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소란을 손끝 하나로 잠재울 수 있는 사람처럼.
Romeo
"That's not me being weird. That's everyone else being lazy."
(그건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놈들이 게으른 거야.)
(그건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놈들이 게으른 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앞을 보았다. 전차역의 파란 안내판이 저 앞 모퉁이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그 불빛이 싫었다. 저 불빛에 다다르면 오늘이 끝나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 침묵했다. 항구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목도리 없는 목덜미를 할퀴고 지나갔다. 춥다고 느꼈지만, 그 추위가 불쾌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목도리가 지금 그녀의 목을 감싸고 있다는 사실이 그 추위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Romeo
"...And for the record, I don't do this for everyone. So don't lump me in with whatever category you've got in that head of yours. I'm not 'people.' I'm me."
(...그리고 참고로, 나 아무한테나 이러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네 머릿속에 있는 무슨 분류 체계에 나를 집어넣지 마. 난 '사람들'이 아니야. 나는 나라고.)
(...그리고 참고로, 나 아무한테나 이러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네 머릿속에 있는 무슨 분류 체계에 나를 집어넣지 마. 난 '사람들'이 아니야. 나는 나라고.)
그는 그 말을 내뱉고 나서야, 자신이 방금 얼마나 솔직한 것을 말해버렸는지를 깨달았다. 귀 끝이 다시 뜨거워졌다. 그는 성큼성큼 걸음을 넓혀 전차역 방향으로 향했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추웠을 뿐이다. 목도리가 없으니까.
Spill
"You've always been the same with me, Romeo. Aren't you like that with everyone?"
(로미오 군은 항상 한결같았는데. 아무한테나 안 그래?)
(로미오 군은 항상 한결같았는데. 아무한테나 안 그래?)
스필이 목도리를 매만지는 걸 멈추고,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Spill
"Then... what are you like?"
(그럼 어떤데?)
(그럼 어떤데?)
로미오는 대답 대신, 스필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웠다. 그리고는 그녀의 목에 둘러진 자신의 목도리를 다시 매만져주었다. 삐뚤어진 매듭을 바로잡고, 코트 옷깃 안으로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단단히 여며주는, 지극히 서툴고 어색한 손길이었다. 그는 그 행동으로 대답을 대신하려 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Romeo
"What do you mean, 'what's it like'? It's... different. That's all."
('어떻냐니'가 무슨 뜻이야? 그냥... 달라. 그게 다야.)
('어떻냐니'가 무슨 뜻이야? 그냥... 달라. 그게 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