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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로
Spill Lute
2026. 10. 26. 00:51
심해로
Romeo merrow X Spill Rute
Romeo merrow X Spill Rute
로미오의 손가락이 떠나간 손목 위로 차가운 팔찌의 감각이 선명했다. 스필이 팔을 들어 올리자, 반투명한 판 위에 새겨진 미세한 각인들이 부두의 희미한 조명을 받아 푸른빛으로 반짝였다. 그것은 단순한 마법 도구가 아니었다. 겹겹이 쌓인 논리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배려가 촘촘하게 얽힌, 솔트로우 식의 투박한 연서(戀書)와도 같았다.
Spill
"솔트포드는... 이런 걸 만드는구나. 신기하네."
"술식이 복잡해보여."
"술식이 복잡해보여."
이어지는 감상에 로미오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냥 ‘예쁘다’거나 ‘고맙다’는 말이었다면 평소처럼 으스대며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술식이 복잡해 보인다’는 말은 달랐다. 그것은 그 안에 담긴 기술과 노력을 정확히 가리키는 감정인의 평가였다. 제길, 하필이면 촉과 각인에 특화된 녀석 앞에서 아는 체를 한 꼴이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헛기침을 했다. 귓바퀴가 다시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Romeo
"Hmph. It has to be. It's not some decoration you wear to a tea party."
(흥. 복잡해야지, 그럼. 티파티에나 차고 가는 장식품인 줄 알아?)
(흥. 복잡해야지, 그럼. 티파티에나 차고 가는 장식품인 줄 알아?)
목소리는 일부러 더 퉁명스럽게 뱉었다. 그는 바닥에 내려두었던 장비 가방을 거칠게 집어 들었다. 그러지 않으면 멋대로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들킬 것만 같았다.
Romeo
"It's layered with three different branches of magic, synchronized to react within 0.5 seconds of a pressure anomaly. You guys at Lumenhold probably just write poems with your inscriptions."
(서로 다른 세 갈래 마법을 층층이 쌓아서, 0.5초 안에 수압 이상에 반응하도록 동기화시켜 놨어. 너네 루멘홀드에선 아마 각인으로 시나 쓰고 앉았겠지.)
(서로 다른 세 갈래 마법을 층층이 쌓아서, 0.5초 안에 수압 이상에 반응하도록 동기화시켜 놨어. 너네 루멘홀드에선 아마 각인으로 시나 쓰고 앉았겠지.)
비아냥거림 속에는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는 더 이상 스필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수몰 구역을 향해 먼저 몸을 돌렸다. 부두 가장자리, 낡은 석조 계단이 검은 물속으로 잠겨 들어가는 곳이었다. 그는 계단 두어 칸을 먼저 내려가 멈춰 서더니, 뒤를 돌아보며 턱짓으로 스필을 불렀다.
Romeo
"Enough sightseeing. The real show's down here. Don't slip."
(구경은 그만하고. 진짜는 여기 아래니까. 미끄러지지나 마.)
(구경은 그만하고. 진짜는 여기 아래니까. 미끄러지지나 마.)
그의 발치에서, 검고 차가운 바닷물이 출렁이며 부서진 계단을 핥았다. 이제 곧 저 어둠 속으로 그녀를 데리고 들어갈 터였다. 그의 마법으로 만든, 오직 두 사람만을 위한 작은 심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