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지 않는 1분
Romeo merrow X Spill Rute
Romeo merrow X Spill Rute
Romeo
"One more minute. Then I'll walk you to the station. Happy?"
(1분만 더. 그다음엔 역까지 데려다줄게. 됐지?)
(1분만 더. 그다음엔 역까지 데려다줄게. 됐지?)
바람이 지붕 위를 훑고 지나갔다. 아래 골목의 웃음소리가 조금 잦아들고, 멀리 항구의 경고등이 일정한 간격으로 어둠을 갈랐다. 로미오는 난간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스필의 옆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든 말든, 그는 그 1분을 세지 않을 생각이었다.
Spill
"응."
하지만 스필도 1분을 세지 않았다. 1분은 3분이 됐고 5분이 될 때까지도 그 수를 채우지 못했다. 우스운 일이었다.
로미오는 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다. 애초에 세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었다. 다만 그는 지붕 난간에 걸터앉아 팔짱 낀 자세가 점점 굳어가는 것을 스스로도 감지하고 있었다. 서 있던 자세가 어느새 반쯤 몸을 돌린 모양새가 되었고, 크레인 쪽을 보던 붉은 눈은 어느 시점부터 스필의 옆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19시 6분. 벨하벤행 막차는 1시 10분이었다. 아직 아주 오래 남아 있었다. 그는 화면을 꺼놓고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난간 위의 인형을 슬쩍 제 쪽으로 조금 끌어당겼다. 스필의 손가락이 그 움직임을 따라 조금 이동했다. 그는 그 미세한 이동만 확인하고 다시 인형을 원래 자리에 놓았다.
Romeo
"One more minute. For real this time."
(1분만 더. 이번엔 진짜로.)
(1분만 더. 이번엔 진짜로.)
그렇게 말하고 그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 지붕 위의 두 사람 사이로 초봄의 밤바람이 조용히 빠져나갔다. 아래 골목에서 누군가 노래를 시작했다. 멜로디가 낡은 벽돌 사이를 타고 희미하게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