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도 않아?Romeo Merrow X Spill Rute Spill "...응. 책은 평일에 읽으면 돼. 방학이라 읽을 시간 많아." 토요일 약속은 생각보다 싱겁게 손에 들어왔다. 책은 평일에 읽으면 된다는 대답에 로미오는 이겼다는 듯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 방학이라 시간이 많다는 말도 마음에 들었다. 그럼 그 많은 시간 중에 주말은 전부 내 거라는 소리잖아. 그가 슬쩍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감싸 쥐었다. 어젯밤 잠을 설쳐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스필의 손목에서 전해지는 미지근한 온기가 닿자 눈 밑의 묵직한 피로가 신기하게도 가시는 기분이었다. ..
2026.10.30그게 사실이라면, 그게 사실이라면 당신은 지금 나와 함께 살고있는 거야. 내가 당신을 기억하니까.
김보영, 당신에게 가고 있어
그런 생각을 하자니 떠오르는 곳이 있더라, 마지막 장소로는 거기가 좋을 것 같았어.
김보영,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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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아무렇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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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로미오도 울어?
로미오도 울어?Romeo Merrow X Spill Rute 로미오는 자기 주머니에서 아까 조개를 담아왔던 부드러운 남색 천 주머니를 다시 꺼내 스필의 손 위로 씌우듯 감싸 쥐었다. Romeo "Put it back in the pouch for now. If you trip on the stairs and crack the circuit I stayed up all night carving, I'll actually cry."(일단 주머니에 도로 넣어 둬. 계단 내려가다가 넘어져서 내가 밤새워 판 회로 금이라도 가게 하면 나 진짜 울 거다.) 스필의 손안에서 조개를 천 주머니 속으로 쏙 밀어 ..
2026.10.30 -
ARCHIVE 파도의 조각
파도의 조각Romeo Merrow X Spill Rute Romeo "Yeah. You came out fast today."(그래. 오늘은 빨리 나왔네.) 목소리는 조금 잠겨 있었지만 일요일처럼 가라앉아 있지는 않았다. 그는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었던 손을 꺼내 부드러운 남색 천 주머니를 스필의 눈앞에 불쑥 내밀었다. 주머니 매듭을 풀자 수요일까지 압수해 갔던 매끈한 흰색 조개껍데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겉보기에는 일요일 오후 틸베이 해안에서 쥐여주었던 그대로였다. 하지만 로미오가 그 껍데기의 안쪽을 보여주자 진주빛 표면 위로 머리카락보다 가는 은빛 각인 회로가 촘촘하고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2026.10.30 -
ARCHIVE 여행의 끝
여행의 끝Romeo Merrow X Spill Rute 한 시간 반이었다. 동부선 전차가 틸베이 해안 터널을 빠져나와 중앙 순환선에 합류하고, 벨하벤 언덕 아래 정류장에 멈추고, 두 사람이 나란히 가파른 석조 계단을 오르는 그 한 시간 반 동안 스필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로미오도 마찬가지였다. 새끼손가락에 걸려 있던 접촉은 언젠가 풀려 있었고, 풀린 시점이 정확히 언제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사실 알지만 기억의 저편으로 밀어버린 것에 가깝긴 했다. 저녁 바람이 루멘홀드 정문의 오래된 철제 문장 사이를 빠져나가며 낮게 울었다. 벨하벤 언덕 위의 고딕 첨탑들이 기울어진 노을빛을 받아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계단 아래로..
2026.10.30 -
ARCHIVE 보고 싶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Romeo Merrow X Spill Rute 전차 문이 닫혔다. 유리창 너머로 반짝이던 수면이 천천히 뒤로 밀려났다. 로미오는 짐가방을 선반에 올려두고 스필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창가 쪽 자리는 당연히 그녀의 몫이었다. 출발하는 객차가 한 번 덜컹거리자 밀짚모자 챙이 그의 어깨에 살짝 부딪혔다가 떨어졌다. Spill "...바다보다는 땅을 더 좋아해.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나 잔디밭 같은 거. 정원이나 숲 속. 근데... 물이랑은 엄청 친해서 그래. 친하면 매일 보고싶어." 로미오는 방금 들은 말을 순서대로 다시 짚어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바다랑 친하다는 표현..
2026.10.29 -
ARCHIVE 이 별채 갖고 싶다
이 별채 갖고 싶다Romeo Merrow X Spill Rute 다시 소파 쪽으로 돌아온 그가 탁자 위에 놓인 리모컨을 집어 들며 스필을 내려다보았다. Romeo "If we go out, it'll just be a short walk around the harbor market in the afternoon to grab some souvenirs or whatever. Until then, nobody's chasing us out of here. You want that stupid wizard movie back on, or are you going back to sleep?"(나가봤자 오후에 항구 시장 쪽이..
2026.10.28 -
ARCHIVE 요즘 잘자 쿨스필
요즘 잘자 쿨스필Romeo Merrow X Spill Rute 이대로 두면 아침까지 소파에서 목이 꺾인 채 자고 말 거다. 그 생각에 미치자 그는 결심한 듯 아주 느린 동작으로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어깨 아래로 흘러내린 분홍빛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걷어 올려 귀 뒤로 넘겨준 뒤, 한 팔은 그녀의 등 뒤로, 다른 팔은 무릎 아래로 밀어 넣었다. 몸을 들어 올리는 순간 느껴진 체중은 역시 어이가 없을 만큼 가벼웠다. 품 안의 그녀는 깨지도 저항하지도 않은 채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 완전한 신뢰가 로미오의 가슴 어딘가를 서늘하게 조여왔다. Romeo "...Lightweight. In ..
2026.10.28 -
ARCHIVE 해X포터 아세요?
해X포터 아세요?Romeo merrow X Spill Rute 벽면의 대형 화면에서는 한창 국제적으로 흥행했다는 마법학교 영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루멘홀드의 정식 가운을 어설프게 흉내 낸 배우가 알아들을 수도 없는 긴 주문을 읊조리며 나무 지팡이를 휘두르자 화면 가득 화려한 불길이 치솟았다. 과일 접시에서 껍질 벗긴 청포도 한 알을 집어 들던 로미오가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Romeo "Look at that idiot waving a stick. Heat magic doesn't create fire out of thin air. And if his pronunciation was that ..
2026.10.28 -
ARCHIVE 보고 싶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Romeo Merrow X Spill Rute 전차 문이 닫혔다. 유리창 너머로 반짝이던 수면이 천천히 뒤로 밀려났다. 로미오는 짐가방을 선반에 올려두고 스필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창가 쪽 자리는 당연히 그녀의 몫이었다. 출발하는 객차가 한 번 덜컹거리자 밀짚모자 챙이 그의 어깨에 살짝 부딪혔다가 떨어졌다. Spill "...바다보다는 땅을 더 좋아해.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나 잔디밭 같은 거. 정원이나 숲 속. 근데... 물이랑은 엄청 친해서 그래. 친하면 매일 보고싶어." 로미오는 방금 들은 말을 순서대로 다시 짚어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바다랑 친하다는 표현..
2026.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