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따다 줄까
Romeo merrow X Spill Rute
Romeo merrow X Spill Rute
Romeo
"Look. The water is completely calm today. Remember when you watched me do Skim at the Dock Festival?"
(봐봐. 오늘 물결 완전히 잔잔해. 부두제 때 내가 스킴 타는 거 봤던 거 기억나지?)
(봐봐. 오늘 물결 완전히 잔잔해. 부두제 때 내가 스킴 타는 거 봤던 거 기억나지?)
지긋지긋한 가족 이야기는 저 멀리 던져버리고 자기가 제일 자신 있는 분야로 화제를 돌렸다. 로미오의 붉은 눈동자가 아침 바다의 윤슬을 받아 생생하게 반짝였다.
Romeo
"Saltrow's harbor water is dark and choppy, so it's only good for racing. Here, the water is shallow and clear. If I put down a wide Ward plate on the surface, we can walk right out over the water without even getting our shoes wet."
(솔트로우 항구 물은 어둡고 파도가 거칠어서 경주할 때나 좋거든. 여긴 수심도 얕고 물이 맑아. 수면 위에 결계 판 넓게 깔면 신발 한 방울 안 적시고 물 위를 그냥 걸어 나갈 수 있어.)
(솔트로우 항구 물은 어둡고 파도가 거칠어서 경주할 때나 좋거든. 여긴 수심도 얕고 물이 맑아. 수면 위에 결계 판 넓게 깔면 신발 한 방울 안 적시고 물 위를 그냥 걸어 나갈 수 있어.)
Spill
"바다... 응, 걸을래."
망설임도 없이 떨어지는 그 짧은 대답에 로미오의 입꼬리가 기다렸다는 듯 시원하게 올라갔다. 아까 절벽 위 유리 전망대에서 통통 뛰어보던 것보다 백배는 더 대단한 걸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 붉은 눈동자에 가득 차올랐다.
그는 스필을 선착장 나무 부두 끝에 잠깐 세워두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아침 햇살을 받아 에메랄드빛으로 투명하게 반짝이는 수면을 내려다보며 가볍게 숨을 들이마셨다. 스킴 경주를 할 때처럼 찰나에 사라지는 좁은 발판이 아니라 스필이 안심하고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넓고 견고한 평면이 필요했다.
Romeo
"Tel. Vonn."
[평면. 고정.]
시전음과 동시에 선착장 끝자락 수면 위로 보이지 않는 단단한 결계 판이 넓게 펼쳐졌다. 찰랑거리던 잔물결이 결계 아래에 눌려 거울처럼 매끄럽게 잦아들었고 아침 햇빛이 그 경계면을 따라 옅은 은빛 윤곽을 그려냈다.
로미오는 먼저 한 발을 내디뎌 허공 같아 보이는 수면 위로 올라섰다. 밑창 아래로 단단한 마법 평면이 구두를 완벽하게 받쳐주었다. 발밑 바로 아래에서 물결이 일렁였지만 물방울 하나 튀지 않았다. 그는 수면 위에서 몸을 돌려 부두 끝에 서 있는 스필을 향해 한 손을 내밀었다.
Romeo
"Come on. I've got you." (이리 와. 잡아줄게.)
스필의 작은 손이 자기 손바닥 위로 포개지자 로미오는 손가락 사이로 단단히 깍지를 껴 잡았다. 행여나 첫발을 내디딜 때 균형을 잃을까 봐 다른 한 손으로도 그녀의 팔꿈치를 가볍게 받쳐주며 수면 위로 천천히 이끌었다.
얇은 여름 샌들을 신은 스필의 발이 마침내 바다 한가운데에 내려앉았다.
유리 전망대처럼 철제 프레임이나 난간 따위가 시야를 가리지 않았다. 그저 끝없이 펼쳐진 맑은 물결 위에 두 사람만 덩그러니 떠 있는 기분이었다. 아침 햇살이 투명한 바닷물을 그대로 투과해 수심 몇 미터 아래의 하얀 모래바닥과 흔들리는 해초, 그리고 발밑을 유유히 지나가는 은빛과 파란빛의 열대어 떼를 생생하게 비추었다.
선선한 바닷바람이 아무런 장애물도 없이 불어와 스필의 연분홍색 머리카락과 가디건 자락을 부드럽게 흔들었다. 햇빛에 반사된 물빛이 두 사람의 발치에서부터 스필의 하얀 뺨 위로 찰랑거리듯 어른거렸다.
Romeo
"Well? Still think that glass balcony up there can compete with me?"
(어때? 저 위 유리 발코니가 아직도 나랑 비교가 된다고 생각해?)
(어때? 저 위 유리 발코니가 아직도 나랑 비교가 된다고 생각해?)
Spill
"로미오, 칭찬... 받고 싶은 얼굴이야. 자주 그래."
스필은 도중에 무릎을 꿇고 앉아 결계 바닥에 두 손바닥을 댔다. 손바닥 아래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걸 구경하는 듯했다. 쥐면 쥘 수 있기라도 하듯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Spill
"잘 만들어진 결계는 맞다고 생각해."
Romeo
"W-Who wants a compliment?! I'm just stating an objective fact!"
(누, 누가 칭찬받고 싶어 한다고 그래?! 난 그냥 객관적인 사실을 말한 거거든!)
(누, 누가 칭찬받고 싶어 한다고 그래?! 난 그냥 객관적인 사실을 말한 거거든!)
그는 결계 바닥 위에서 꼼지락거리는 스필의 작은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아침 햇살이 물결에 굴절되어 그녀의 하얀 손등과 연분홍색 머리칼 위로 일렁이는 빛무리를 드리웠다. 물고기를 쥐어보려는 듯 허공을 움켜쥐는 그 손길이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지난번 솔트로우 수몰 구역에 잠수했을 때도 그랬고 개시제 밤 등대 암초 아래에서도 그랬다. 바닷속 물고기들은 이상할 정도로 스필의 주변에 몰려들곤 했다. 지금도 결계 아래를 지나가던 파란 열대어 몇 마리가 도망가기는커녕 스필의 손바닥 그림자 바로 밑에서 맴돌며 수면을 톡톡 건드리고 있었다.
진짜 손에 쥐여주고 싶네.
그 무모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마자 로미오는 고민할 틈도 없이 손을 뻗었다. 결계 전체를 풀면 스필의 옷이 젖을 테니 스필의 손바닥 옆 아주 작은 면적의 결계만 둥글게 걷어내고 동 마법으로 바닷물 한 줌을 물고기와 함께 둥근 물방울 형태로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Romeo
"Sael. Lir."
[개방. 부유.]
수면 위로 주먹만 한 투명한 바닷물 구체가 퐁 솟아올랐다. 그 안에서 손가락만 한 파란 열대어 한 마리가 놀란 듯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며 빙글 돌았다.
로미오는 정밀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물방울이 터지지 않게 유지한 채 스필의 손바닥 바로 위 허공에 띄워주었다. 햇빛을 받은 둥근 물방울이 수정구슬처럼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