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Romeo merrow X Spill Rute
Spill
"나... 물이랑 친해. 엄청나게."
로미오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리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산 밑 잔디밭에 누워만 있었다는 애가 물이랑 엄청나게 친하다는 게 대체 무슨 논리란 말인가. 호수나 강에서라도 살다 온 건지 아니면 지난번 솔트로우 바닷속이나 아까 선착장 위에서 열대어들이 스필의 손끝으로 몰려들었던 그 기묘한 광경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기야 물고기들이 먼저 달려들어 입을 맞추는 걸 보면 물이랑 친하다는 말이 틀린 소리는 아니긴 하다.
Romeo
"Where the hell did you get that close to water then, in a bathtub? Or are you counting that weird fish from earlier as your friend?"
(근데 대체 어디서 물이랑 그렇게 친해졌는데, 욕조에서? 아니면 아까 그 이상한 물고기 같은 걸 친구로 치는 거야?)
"Alright, since you claim you're best friends with the water, let's see how good you actually are. Hold on."
(좋아, 물이랑 그렇게 절친이라니까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봐주지. 잡아.)
스필의 허리와 손을 잡아 가볍게 보트 안으로 태운 그는 아까 올 때처럼 구명조끼를 꼼꼼하게 채워주었다. 올 때는 10분 정도 걸렸지만 돌아갈 때는 로미오의 마음이 급해져 보트 뒤편의 추진 수식이 한결 빠르게 물살을 갈랐다.
본섬의 리조트 전용 선착장으로 돌아와 보트에서 내린 로미오는 해변가 산책로 옆에 자리한 부티크 상점으로 곧장 스필을 데리고 들어갔다. 리조트 투숙객들을 위한 마법 방수복과 수영복들이 종류별로 걸려 있는 쾌적한 매장 안에는 시원한 냉기가 돌았다.
하지만 막상 진열대 앞에 서자 기세등등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던 로미오의 시선이 갈 곳을 잃고 허공을 헤맸다. 지난번 하프타이드에서 코트와 평상복을 골라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손바닥만 한 천 조각 같은 비키니들이 눈에 들어오자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미쳤나. 저런 걸 어떻게 입혀.
로미오는 비키니 진열대 앞을 제 몸으로 휙 가로막아 스필의 시선을 차단하더니 가장 천이 넓고 소매가 긴 래시가드 세트가 걸린 구역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는 연한 남색에 하얀 선이 들어간 긴소매 집업 래시가드와 반바지 세트를 낚아채듯 집어 들고는 스필에게 불쑥 내밀었다.
Romeo
"Wear this one. The UV rays out there are ridiculous right now, and you'll get scraped by the coral if your skin is exposed."
(이거 입어. 지금 밖에 자외선이 장난 아니게 강하고 맨살 드러나면 산호초에 쓸려서 다쳐.)
누가 봐도 구차하기 짝이 없는 핑계를 속사포처럼 쏟아낸 그가 붉어진 귀를 애써 감추며 매장 한쪽의 탈의실 커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Romeo
"I'll pick up my trunks and pay at the counter, so go try it on and see if it fits."
(난 내가 입을 바지 하나 골라서 계산대에 있을 테니까 들어가서 맞는지 입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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