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X포터 아세요?
Romeo merrow X Spill Rute
벽면의 대형 화면에서는 한창 국제적으로 흥행했다는 마법학교 영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루멘홀드의 정식 가운을 어설프게 흉내 낸 배우가 알아들을 수도 없는 긴 주문을 읊조리며 나무 지팡이를 휘두르자 화면 가득 화려한 불길이 치솟았다.
과일 접시에서 껍질 벗긴 청포도 한 알을 집어 들던 로미오가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Romeo
"Look at that idiot waving a stick. Heat magic doesn't create fire out of thin air. And if his pronunciation was that sloppy in real life, he would've bitten his own tongue off."
(저 머저리 막대기 휘두르는 꼬라지 좀 봐라. 열 마법은 허공에서 불을 못 만든다고. 그리고 실제로 발음이 저 따위로 뭉개졌으면 진작 자기 혀를 깨물었을걸.)
화면 속 주인공이 혼자서 움직이는 돌계단을 뛰어오르자 로미오는 아예 기가 찬다는 듯 혀를 찼다. 루멘홀드 애들이 아무리 고리타분해도 저런 엉터리 계단은 안 쓴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놈들이 영화를 만들어 놨네.
투덜거리던 로미오는 손에 쥐고 있던 청포도 알을 스필의 입가 쪽으로 툭 내밀었다. 아까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이프 주도권을 독점했던 버릇이 간식을 먹을 때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Romeo
"Here. Open up. Is your hair completely dry? You didn't leave the back damp, did you?"
(자. 아 해. 근데 너 머리 다 말렸냐? 뒷머리 축축하게 남겨둔 거 아니지?)
한 손으로는 포도를 내밀어 놓고 다른 한 손으로는 슬쩍 스필의 어깨 너머로 팔을 뻗어 보드라운 분홍빛 머리카락 끝을 만져보았다. 손바닥에 감기는 촉감이 보송보송하고 따뜻했다.
물기가 없는 걸 확인한 로미오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팔을 거두어 소파 등받이 위로 자연스럽게 올렸다. 마치 스필의 어깨 뒤를 감싸 안는 듯한 자세가 되었지만 본인은 시선을 다시 텔레비전 화면에 고정한 채 시치미를 뚝 뗐다. 거실 창밖으로는 잔잔한 밤바다 파도 소리가 영화의 배경음악처럼 낮게 깔리고 있었다.
Spill
"보고 겪지 않고서는 모르니까. 상상력을 열심히 펼친 걸 거야."
Romeo
"Good thing you came here and met me, then. Otherwise you'd still think casters fly around on wooden brooms and shoot sparks out of twigs."
(그럼 여기 와서 나 만난 걸 다행인 줄 알아. 안 그랬으면 아직도 마법사들이 나무 빗자루 타고 다니면서 나뭇가지 끝으로 불꽃이나 쏘는 줄 알았을 거 아냐.)
Spill
"...그건 로미오를 만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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