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빛나던 당신에게Romeo merrow X Spill Rute 물안경도 안 끼고 들어갔잖아, 저 바보가. 스필이 수면 아래로 사라진 순간 로미오는 심장이 철렁해서 곧장 숨을 들이켜고 따라 잠수했다. 눈이 쓰라릴 테니 당장 끌어올려서 목에 걸린 물안경부터 씌워줄 작정이었다. 그런데 물속에서 마주한 광경이 그의 모든 계획을 한꺼번에 지워버렸다. 스필은 멀쩡히 눈을 뜨고 있었다. 소금물 속에서 찡그리지도 깜빡이지도 않고. 햇빛이 수면을 뚫고 내려와 일렁이는 빛기둥 사이에서 그 금빛 눈동자가 바닷물보다 투명하게 반짝였다. 연남색 래시가드 자락과 분홍빛 머리카락이 물결 따라 하늘거리는데 움직임에는 물의 저항이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2026.10.27그게 사실이라면, 그게 사실이라면 당신은 지금 나와 함께 살고있는 거야. 내가 당신을 기억하니까.
김보영, 당신에게 가고 있어
그런 생각을 하자니 떠오르는 곳이 있더라, 마지막 장소로는 거기가 좋을 것 같았어.
김보영,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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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물속에서 빛나던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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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수영복
수영복Romeo merrow X Spill Rute Spill "나... 물이랑 친해. 엄청나게." 로미오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리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산 밑 잔디밭에 누워만 있었다는 애가 물이랑 엄청나게 친하다는 게 대체 무슨 논리란 말인가. 호수나 강에서라도 살다 온 건지 아니면 지난번 솔트로우 바닷속이나 아까 선착장 위에서 열대어들이 스필의 손끝으로 몰려들었던 그 기묘한 광경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기야 물고기들이 먼저 달려들어 입을 맞추는 걸 보면 물이랑 친하다는 말이 틀린 소리는 아니긴 하다. Romeo "Where the h..
2026.10.27 -
ARCHIVE 던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던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Romeo merrow X Spill Rute Romeo "Honestly, every time we go near the ocean, the fish act like you're giving out free food. Next time I go fishing with Iruka, I should just bring you along instead of bait."(너랑 바다 근처만 오면 물고기들이 무슨 공짜 밥이라도 주는 줄 알고 몰려든다니까. 다음에 이루카랑 낚시 갈 때 미끼 대신 너 데려가야겠어.) 그는 툴툴거리듯 농담을 던지며 스필의 손가락 끝에 묻은 바닷물기를 손수건으로 직접 ..
2026.10.27 -
ARCHIVE 별도 따다 줄까
별도 따다 줄까Romeo merrow X Spill Rute Romeo "Look. The water is completely calm today. Remember when you watched me do Skim at the Dock Festival?"(봐봐. 오늘 물결 완전히 잔잔해. 부두제 때 내가 스킴 타는 거 봤던 거 기억나지?) 지긋지긋한 가족 이야기는 저 멀리 던져버리고 자기가 제일 자신 있는 분야로 화제를 돌렸다. 로미오의 붉은 눈동자가 아침 바다의 윤슬을 받아 생생하게 반짝였다. Romeo "Saltrow's harbor water is dark and..
2026.10.27 -
ARCHIVE 장한 로미오 머로
장한 로미오 머로Romeo merrow X Spill Rute 로미오는 그제야 안심하고 맞은편에 있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별채의 다른 방들처럼 이 방도 넓고 깔끔했지만 혼자 쓰기에는 어딘가 휑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회색 겉옷을 의자 등받이에 걸어두고 안주머니에서 하얀 토끼 인형을 꺼내 협탁 위에 올려놓았다. 오늘 밤에 해변에서 광 마법과 동 마법을 조금 썼고 수건을 데우느라 열 마법도 썼지만 소모 증상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로미오는 젖은 남색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대충 털어내며 창가로 걸어갔다. 스필의 머리를 말려줄 때는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상할까 봐 온 신경을 곤두세웠으면서 정작 자기 머리는 물기가 뚝뚝 떨어지든 ..
2026.10.27 -
ARCHIVE 도련님 실격
도련님 실격Romeo merrow X Spill Rute 그는 반쯤 말라 보송보송하게 부풀어 오른 연분홍색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대충 빗어 정돈해 준 뒤 수건을 거두어 옆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소파 앞을 돌아와 스필의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탁자 위에서는 미리 우려 둔 사과 계피차가 달콤한 김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로미오는 머그잔 하나를 집어 스필의 두 손에 쥐여 주었다. 아직 열 마법의 여운이 남은 그의 손끝이 스필의 손등을 스치며 미지근한 온기를 남겼다. Romeo "Drink this while it's warm." (따뜻할 때 마셔.) 그는 자기 몫의 머그잔을 들고..
2026.10.27 -
ARCHIVE 탈탈
탈탈Romeo merrow X Spill Rute 그는 말린 사과 조각과 계피가 섞인 과일차 티백 두 개를 골라 머그잔에 넣었다. 뜨거운 물을 붓자 달콤하고 향긋한 과일 향이 수증기를 타고 거실 안으로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로미오는 찬장 구석을 더 뒤적거려 개별 포장된 꿀 스틱과 버터 쿠키 몇 개가 담긴 작은 접시까지 챙겨 거실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할 일을 다 마치고 나니 갑자기 손이 심심해졌다. 욕실 쪽에서는 여전히 규칙적인 물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소파 한가운데에 털썩 주저앉은 로미오는 괜히 다리를 떨며 맞은편 벽에 걸린 풍경화를 노려보았다. 대체 뭘 그렇게 오래 씻는 거야. 설마 따뜻한 물 나온다고 그 안에서 졸고 ..
2026.10.27 -
ARCHIVE 묻지 않는 일
묻지 않는 일Romeo merrow X Spill Rute 작은 손가락이 푸른 조개껍데기를 한 번 꾹 감싸 쥐었다가 느슨하게 풀렸다. 반박도 없었고 고개를 끄덕이는 동작도 없었다. 그저 살짝 들어 올린 가느다란 어깨 위로 로미오의 손에 들려 있던 회색 겉옷이 소리 없이 내려앉았다. 연하늘색의 얇은 가디건 위로 묵직한 면직물이 포개지자, 밤바람에 가볍게 나부끼던 옷자락이 단숨에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스필은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은 채 몸을 돌려 리조트 별채로 향하는 나무 계단 쪽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거절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허무할 정도로 손쉽게 받아들여졌다. 아까 침실에서는 기어코 단추를 풀어 벗어 돌려주더니,..
2026.10.27 -
ARCHIVE 외로운 조개껍데기
외로운 조개껍데기Romeo merrow X Spill Rute 밀려오던 잔잔한 바닷물 한 줌이 허공으로 둥글게 떠올라 조개껍데기 표면을 깨끗하게 헹궈냈다. 이어서 바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물기까지 꼼꼼하게 닦아낸 로미오는, 한결 선명해진 푸른빛 조개를 다시 스필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Romeo "Put them side by side on your desk, then. If the old one gets lonely by itself, that's on you."(그럼 책상 위에 두 개 나란히 올려 놔. 전에 준 거 혼자 둬서 외로워지면 네 책임이니까.) Spill ..
2026.10.27